CU 고기듬뿍 김치제육 도시락.

포럼 CU 고기듬뿍 김치제육 도시락.

  • 2018년 08월 31일 1:19 오후

    김치제육-1

     

    • 편의점 도시락: CU 고기듬뿍 김치제육.
    • 가격: 3,800원

     

    이 글을 읽는 기어가 내가 예전에 작성한 블로그 포스트 “관촌순두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천맛집!“을 읽어 보았다면,

    그럼 내가, 어떤 스타일의 음식을 사먹는 것을 좋아하는지, 반찬의 종류가 많은 식당보다 메인요리 한가지가 제대로인 식당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CU(씨유) 편의점의 고기듬뿍 김치제육 도시락은 내가 지금껏, 아직까진, 먹어본 편의점 도시락 중 가장 마음에 든다.

     

    아래 사진과 같이 도시락의 내용물은 고기듬뿍 김치제육과 마카로니 샐러드가 전부다.

    하지만, 여러 반찬이 동봉되어 있는 도시락보다 김치제육의 맛도 양도 부족함이 없는, 구성은 단촐 하지만 먹다 만 느낌이 들지 않는 – 내 경우엔 – 이런 도시락이 좋다. 최근에 계속 오르고 있고, 이미 오를데로 오른 다른 편의점 도시락에 비해 3,800원이란 가격도 내겐 기대 이상이었다.

     

    김치제육-2

    김치제육-3

     

    누군가는 말하기를, 편의점 도시락 한그릇하고 무슨… 이라고 말하고 싶은 기어도 있겠지만,

    요 도시락 때문에 식성에 대한, 그리고 문화에 대한 몽상을 잠깐 해 보았다.

     

    누군가는 비벼먹는 음식을 좋아할테고, 누군가는 식감을 느낄수 있는 음식을 좋아할테고… 한국인은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섞어먹는 비빔밥의 문화가 있고, 일본엔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섞어먹는 문화 대신 주 재료의 조리에 집중한 덮밥 문화가 있다.

     

    여러가지 이야기와 정설 및 사실관계를 열거 해야겠지만 어쨌든 난 내 나름데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만들어 보았다. 그 결론에 앞 서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점은, 한국인의 섞어먹는 문화엔 ‘채소’라는 작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 한국인의 이 섞어먹는 문화는 비빔밥을, 그리고 오늘날 컵밥에 이르기까지 진화했다. 이건 문화다.
    • 일본인의 주 재료에 집중하는 문화는 쓰시를 낳았다. 역시 문화다.

     

    문화는 한 순간에 몇가지 사실관계로만 설명할 수 없는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그 민족의 DNA 아닌가.

    그렇다면 왜? 왜 한국인들은 비벼먹는 문화에 익숙할까? 왜? 순간 다음과 같은 이미지가 떠올랐다.

     

    불고기의 역사가 한국이냐 일본이냐의 문제는 역사학자들에게 결론을 내라고 하도록 하고, 다만 분명한 사실은, 일제강점기를 거쳐서 일본에서 들어온 음식이 불고기란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설사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후 다시 들어온 것일 지라도 말이다.

     

    우선 한국의 역사에 ‘불고기’란 단어가 등장하지 않을 뿐더러 이 ‘불고기’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 자체가 일제강점기 직후 신문(기억하기론 매일신보 또는 동아일보)을 통해서다. 더군다나 한국의 음식 문화, 음식 이름엔 ‘불고기’와 같은 한자로 구성된 음식이 없다는 사실도 ‘불고기’가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들어온 음식이란 사실을 반증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서 한국인이 먹는 ‘불고기’는 분명 일본인이 먹는 ‘야키니쿠’와는 달라졌다. 한국인의 어떤 DNA가 ‘한국의 불고기‘라는 새로운 음식을 창조 해 낸 것일까? 한가지 의문점이 더 생긴다.

     

    한국인은 삼겹살을 먹을때 꼭 김치를 얹어 먹는다. 정확히 말하면 김치가 아닐 지라도 버섯, 야채, 양파, 감자 등등… 채소를 곁들여 먹는다.

    다시 말하면 채소를 곁들여 먹어야만 하는 것이다. 왜?  고기만 계속 먹으면 느끼하고 또는 질리니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게 문화고 이게 채질인 것이다. 문화런 여기에서 출발해서 말할수 있는 것이고 이것이 ‘음식문화’라 말할수 있는 것이다.
    난 이와같이 생각한다.

     

    PS: 사견이지만, 한편으론 오래된 생각이다. 나 역시 한국의 수많은 방송을 보며 자랐고 방송에서 일본의 음식, 일본의 문화를 소개하며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탈바꿈 시키는 일본인의 기질이란 소리를 수없이 들어왔다. 그리고 이런 방법으로 남을 헐뜻는, 이런 소인배적 처세(處世)가 늘 싫었다. 말 한마디에서 그 사람과 그 나라의 인격이 들어난다. 어떤 나라가 그 나라에서 태생한 음식문화가 있으며 누가 만들었다는 것인가. 이탈리아 파스타가 이슬람 세계에 점령당한 시칠리아를 통해 전례된, 중동의 ‘이트리아’란 음식이었음은 이탈리아 학계도 인정하는 바이다. 그렇다고 해서 파스타를 중동 음식이라 말하는 사람은 아예 없다. 그토록 자부심을 같는 음식 ‘신선로’가 송나라 때 들어온 음식이란 사실은 모르냐. 문화란 내 것이기 때문에 문화라 말한다. 내 몸에 맞고 내가 좋으면 내 것이다. 내 몸에 맞고 내가 좋았기에 ‘신선로’는 이 땅에서 꽃을 피웠고 중국에선 사라진 것이 아닌가. 굳이 문화의 출발점을 논하고 싶거든 중동으로 가서 찾아라. 누가 뭐래도 노아와 그 후손들의 역사가 그 땅 중둥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어쩌면, 한국인의 문화, 한국인의 밥상 그 DNA는 ‘채소’란 단어가 빠지면 설명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삼천리 금수강산 너무나 다양하고 너무나 많았던 채소… 그 채소 덕분에 다양한 채소 요리법도 다양한 부침개 종류도, 그리고 ‘김치’라는 우리에겐 부모와 같은 음식문화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 ‘채소’는 비벼먹고 섞어먹는 문화를 만들었고 비빔밥과 컵밥이 나올수 밖에 없었던 배경이 되지 않았나 싶다…
    한국의 음식을 소개하며 “오방색!”… 도 좋지만, 채소를 다루는 기술을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문화로 승화시켜야 할지…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난 생각한다…

     

    편의점 도시락을 소개하며 사설이 좀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