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사상 첫 GDP 대비 100%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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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mn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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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28 22:15

     

    • GDP 대비 가계부채 100.6%
    • 세계서 가장 높고 증가폭 가팔라
    • 기업 부채 역시 '경보' 수준
    • 글로벌 저금리 외 반(反)시장적 부동산정책 탓
    • 실물 위기로 번지게 해선 안돼

     

    차은영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차은영-이대교수

     

    세계 각국에 400개 이상의 민간은행 및 투자회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 의하면, 올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0.6%로 가계부채가 GDP 규모를 초과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간주하는 기준치 80%를 훌쩍 넘긴 수치다.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선 것은 초유의 일이다. 열심히 벌어도 빚을 다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국의 가계부채비율은 조사 대상국 중 레바논(116.4%)을 제외하면 가장 높았다. 폭발 사고 충격으로 GDP가 갑자기 25%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진 레바논을 예외적인 사례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계부채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미국 81.2%, 일본 65.3%, 유로존 60.5%인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많이 높은 편이고, 그 상승폭도 7%포인트로 나타나 일곱 번째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 1분기 기준으로 보더라도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97.9%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가계부채비율 세계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빚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은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가계와 기업부채가 급증함에 따라 BIS는 국가별 민간 부문 신용 위험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신용갭을 ‘주의’에서 ‘경보’로 격상했다. BIS가 집계하는 신용갭은 1991년부터 현재까지 명목GDP 대비 민간신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보여주는 부채위험 평가지표로서 2% 미만이면 ‘보통’, 2~10%면 ‘주의’, 10% 이상이면 ‘경보’ 단계로 분류한다.

     

    그동안 지속돼온 글로벌 저금리 현상으로 가계부채가 증가한 측면이 있지만,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주요 원인이 정부의 반(反)시장적 부동산 정책이라는 점에는 별 이의가 없을 것이다. 현 정부가 24회에 이르는 부동산 정책을 끊임없이 발표하는 동안 집값의 안정은 고사하고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와 주택자금 수요만 폭증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잔액은 1682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44조9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폭이 역대 두 번째로 크다. 2분기 증가폭 25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증가다. 지난 7월 31일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전격적으로 시행되자마자 8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11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어 9월에도 9조6000억원으로 역대 세 번째를 기록했다.

     

    부동산시장의 현실을 도외시한 법의 시행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람들의 ‘패닉바잉’에 불을 지른 셈이 됐다. 3분기엔 2분기에 비해 주택담보대출이 매우 많이 늘어났고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도 역대 최대치로 증가했다. 정부는 집값이 안정돼가고 있다고 하지만 실수요자와 공급자가 주택시장에서 느끼는 가격은 어지러울 정도의 속도로 폭등하고 있다. 특히 거주하고 싶어하는 지역의 주택가격이 치솟는다면 평균 주택가격이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없게 된다.

     

    가계부채가 급증하면 실질소비여력을 위축시켜 경기회복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소득 증가가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돼 금융 부문의 신용경색은 물론 실물경제로까지 위기가 옮겨가는 뇌관이 될 수밖에 없다.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가계가 빚에 짓눌려 있는 한 민간소비가 회복되기 쉽지 않다. 올 3분기 민간소비는 작년 동기 대비 4.4% 줄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이다. GDP에서 약 50%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회복되지 못하면 경기 진작은 어려워진다. 치솟는 주택 관련 비용을 충당하느라 소비 위축이 심해지고, 보유자산을 다 처분해도 소비와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가계가 늘어난다면 가계부채발(發) 경제위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라가 정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진면목을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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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mn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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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28 23:32

    “소득주도성장 패착으로 ‘코로나 불황’ 더 악화…내년 회복 낙관 어려워”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월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3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뉴시스>

     

    [김기훈의 경제TalkTalk]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코로나 사태로 암흑 속에 빠져 있는 세계 경제가 새해에 탈출을 시도한다. 세계 각국은 백신 접종으로 돌파구를 찾으면서 내년 경제 회복 경쟁에서 앞자리를 차지하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빨라야 내년 1분기에야 백신 접종을 시작할 한국 경제. 회복 경쟁에서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걸림돌은 무엇일까?

     

    2021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의 방향과 해결 과제를 연세대 경제학부 성태윤 교수에게 들어봤다. 성 교수는 정부의 경제 정책을 이론적으로 지원하는 국책 경제연구기관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어서 경제학 이론뿐아니라 경제정책 실무에도 밝은 거시경제 분야의 권위자이다.

     

    성 교수는 “한국 경제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이미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악영향으로 체력이 저하된 상태였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정부가 시장원리에 맞는 정책를 쓰지 않으면 급격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전세계 금융시장이 실물 경제와 괴리되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 내년에 금융 시장이 더 달아오르면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1차 인터뷰는 지난 24일 오전 10시에 전화로 진행됐으며, 보완을 위해 28일 추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정부의 코로나 사태 대응책에 따라 외부 사람들과의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었다.

     

    성태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조선일보DB>

     

    성태윤-이력

     

    내년 한국 경제 5대 변수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지난 1년간 참혹한 시기를 맞았던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하며 경제 회복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아직 백신을 확보조차 못해 내년 상반기 내내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을 계속해야 할 판이다.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될까? 5대 핵심 변수를 꼽아 달라.

     

    첫째, 코로나 사태의 향방, 둘째, 반도체 호황, 셋째,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넷째, 한국 정부의 재정 정책 방향, 다섯째, 원-달러 환율의 변화이다.

     

    변수를 하나씩 차례로 물어보기로 했다.

     

    성태윤2

     

    ① 코로나 사태의 향방

     

    ―내년에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올해처럼 코로나 사태인가?

     

    “그렇다. 코로나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 것이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 문제는 첫째,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둘째, 변종 바이러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백신과 치료제는 생산과 배포 과정을 거쳐 사람들이 면역을 얻을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실제로 경제에 백신 효과가 나타나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가능한 시점은 내년 중후반 쯤이 될 것이다. 이에 앞서 코로나가 극복될 수 있다는 심리가 금융시장에 미리 반영된다. 아마 내년 상반기에는 주가에 이런 기대가 모두 반영될 것이다. 하지만 실물경기가 실제로 살아나는 것은 돌발 변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내년 하반기에야 가능하다. 만약 백신의 확보와 배포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면 경제 회복은 그만큼 더디게 된다.”

     

    성태윤3

    <코로나 사태는 내년 한국 경제의 회복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사진은 코로나 검사를 받는 제주 한림읍 주민들./뉴시스>

     

    ―세계 주요국들은 이미 백신 접종에 나섰지만 한국은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도 못했다.

     

    “백신 접종 없이 시간이 계속 흘러가면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국내 경제 상황은 좀 불안한 측면이 있다. 다만 해외 다른 나라들에서 백신 효과가 나타나 경제가 안정이 되면 한국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니 한국 경제는 내년에 내수에 문제가 있겠지만 수출 부문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내수 기업 혹은 자영업자들과 수출 기업간의 실적 격차가 생길 수 있다.”

     

    ―한국의 내수가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쯤 된다. 미국의 경우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3쯤 되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봉쇄 조치가 나면서 이 소비가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 경제는 미국보다는 내수 비중이 작지만 그래도 국내 소비의 비중이 아주 작은 편은 아니다.”

     

    ―수출 기업들은 내년에 어느 정도 상황이 개선될까?

     

    “정확히 이야기하면 수출 부문에는 대외 환경과 환율 두가지 요소가 작용한다. 내년에는 다른 나라들의 경제 상황이 좋아지므로 한국 기업의 수출 환경은 개선된다. 다만 내년에 환율이 불안해지면서 수출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

     

    성 교수는 내년에 왜 원-달러 환율이 불안해질 수 있는지 이유에 대해서는 뒤에 나오는 5번째 변수 ‘환율’에서 추가로 설명하겠다고 했다.

     

    ② 반도체 호황

     

    ―한국의 수출 환경이 괜찮아진다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수출 부문은 한국 수출의 주력인 반도체 산업일 것 같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내년에 큰 호황을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빨리 진정되지 않을 경우 비대면 상황이 이어지면서 통신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다. 또 2019년 12월에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기 전부터 세계경제가 구조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해왔기 때문에 이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반도체는 올해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한국 수출 개선에 큰 도움을 줬다. 내년에도 상황이 좋아질 것이다. 반도체 부문은 한국이 상당한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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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에는 세계 반도체 경기가 좋아 한국 수출 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5일 대전 유성구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연구원들이 12인치(300㎜) 반도체 패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신현종 기자>

     

    ③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16일 향후 금리정책과 관련해 2023년까지는 현재 0.00~0.25%인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제로(0)금리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내년 세계 경제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다소 낮설게 들린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 사태가 오기 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영향 덕에 상당히 좋은 상태였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미국 경제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이 경우는 금리를 올리는 문제가 이슈로 등장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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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현재 2023년까지는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년에 실물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금융시장이 과열되면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사진은 지난 2일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로이터 연합뉴스>

     

    ―좀 더 상세히 설명해 달라.

     

    연준은 2023년까지는 금리를 안올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물 경기 회복세가 매우 강하게 나타나면 경기 과열과 거품 논란이 일면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다. 금융시장이 과열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선언은 지금 코로나 사태로 경제가 침체됐으니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미이다.

     

    만약 경기가 급반등하면서 매우 강한 상승세를 보이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거론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금리를 올려도 아기 걸음마처럼 작은 폭으로 천천히 올리겠지만 말이다. 이와 반대로 실물 경기 회복세가 예상만큼 나타나지 않으면 현재 잔뜩 부풀려진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다. 이처럼 양쪽의 측면을 모두 고려하면 미국 금융시장도 올해만큼 호황을 누리기 어렵다.”

     

    ―미국 경제가 내년에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라고 보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같은 통계 수치로만 보면 일단 내년 하반기에는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올해 수치가 매우 낮았기 때문에 그 바닥 효과로 인해 내년도 성장률은 매우 높게 나온다.

     

    문제는 실제로 경기가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느냐 하는 문제이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경제에 불확실성은 있었지만 상황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경제가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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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미국 경제에 문제는 없나?

     

    금융시장이 내년에 불안해질 수 있다. 현재 미국 주가는 코로나 사태 이전을 훨씬 넘어섰다. 그래서 만약 실물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회복되면서 금융시장을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실물경제가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예상은 이미 금융시장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년 주가는 올해만큼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인가?

     

    내년에는 올해처럼 큰 폭의 금리 인하나 양적 완화 조치를 할 수 없으므로 주식시장이 올해 같은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렵다.

     

    성태윤7

    <지난 18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일하고 있는 트레이더들./뉴욕증권거래소>

     

    ―미국 실물경기 회복에 장애 요인이 있다면?

     

    첫째는 백신 투입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이 생길 가능성이다. 둘째는 유럽이나 신흥국 경제가 불안해져 세계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미국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럽과 신흥국 이야기가 나온 차에, 세계 경제 이야기로 화제를 넓혀 유럽과 중국의 경제에 대해 좀 더 물어보기로 했다.

    유럽, 내년에도 어려울 듯

     

    ―유럽과 신흥국 경제의 위험이라면?

     

    유럽과 신흥국들은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유럽의 경우 지난 2011년 재정 위기를 겪은 이래 아직 이 문제를 안고 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에서 재정 위기가 악화되고 영국의 변이 바이러스가 다른 나라로 빠르게 확산되면 유럽 경제가 심각해진다.

     

    ―유럽 경제는 내년에 어떨 것 같은가?

     

    유럽 경제는 어려움이 내년에도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 유럽 내에서 경제가 괜찮은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 간에 차이가 벌어질 것이다. 유럽은 정부의 재정 상황이 나빠서 재정으로 관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에 유럽 경제는 전반적으로 볼 때 여전히 가라앉는 형태가 될 것 같다.”

     

    성태윤9

    <내년 유럽 경제는 올해처럼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진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4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이 끝난 뒤 벨기에 브뤼셀 EU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신화 연합뉴스>

     

    ―사정이 괜찮은 나라라면 독일인가?

     

    “독일도 이번에 코로나 타격을 받아 좋지 않지만 그나마 유럽 내 다른 나라들보다 괜찮은 편이다. 독일과 다른 나라의 괴리는 상당할 것 같다. 특히 과거의 재정 위기를 겪은 남유럽 국가는 상황이 매우 어렵다. 유럽 경제는 올해 워낙 상황이 안좋았기 때문에 내년에 통계 수치로는 좋게 나오겠지만 경기 역동성은 독일마저도 좋지 않을 것이다.”

     

    중국, 재정 지출 확대만으로는 한계

     

    ―중국 경제는?

     

    중국은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과 비슷하게 정부가 재정 자금을 풀어서 경제를 관리해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재정 지출을 늘려 그 상황을 버텨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한국과 상황이 같다. 다만 재정으로 경제를 관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한계라면?

     

    재정 정책을 쓰려면 정부가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 세금을 더 걷던가, 아니면 국채를 더 발행하던가 해야 한다. 미국은 기축통화 국가이니 달러를 찍어내고 미국 국채를 발행하면 된다. 하지만 중국의 위안화는 기축통화가 아니다. 중국은 정부가 지출에 필요한 자금을 국내에서 위안화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재정 지출을 통해 경제가 극적으로 좋아지는 것은 예상하기 어렵다.”

     

    성태윤10

    <중국 정부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재정 정책을 동원해 경제를 제대로 지탱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자아비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신화 연합뉴스>

     

    ④ 선거 앞둔 한국, 재정 지출이 이슈

     

    ―한국에서 내년에 가장 큰 이슈가 될 사항은?

     

    “내년에 경기가 어려워 재정지출이 필요한데다 2022년 대선을 앞둔 대선 준비 기간이기 때문에 재정지출 문제가 국가적인 이슈가 될 것이다. 한국은 내년에도 경기가 어렵고 백신이 확보될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여당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국가 재정을 많이 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증세를 해야 하고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한다.”

     

    성태윤11

    <2022년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21년에는 여당의 재정 씀씀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뉴시스>

     

    성태윤12

    <자료: 국회 예산정책처>

     

    ―그러면 재정 지출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나?

     

    그렇지는 않다. 재정을 쓰지 않을 수는 없지만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소비 쿠폰을 발행하거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경제적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더구나 예비 타당성 조사도 안하고 공항이나 철도를 건설하는 큰 사업을 하면 재정에 큰 타격을 주니 조심해야 한다.

     

    정부가 국내 금융시장에서 국채를 발행해 필요 자금을 조달하면 투자자들이 기업의 회사채보다는 국채를 사려고 하기 때문에 기업의 회사채 발행(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또 한국의 원화는 미국 달러처럼 기축통화가 아니므로 국제금융시장에서 과도하게 국채를 발행하면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불안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면 달러 유입이 일어나면서 원화 강세 현상(환율은 하락)이 나타나고 기업들의 수출이 어려워진다.

     

    그러면 정부가 재정을 지출할 때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나? 예컨대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1차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골고루 지원했더니 지원한 자금의 30% 정도만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재정 수지를 잘 관리하면서 쓴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재정 지출은 효과가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소비 진작을 위해 재정 자금 10조원을 풀었으면 소비가 10조원 그 이상으로 늘었어야 하는데 3조~4조원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다면 그 정책은 실패한 것이다. 대신 피해 받은 업소나 업종에 집중해 써야 했다. 소득이 낮거나 피해를 많이 입은 사람들에게 재정자금을 집중 지원했다면 훨씬 효과가 좋았을 것이다.”

     

    ⑤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3월에 1달러당 1300원 가까이 상승했다가 이제 1달러당 11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내년에 더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나?

     

    내년에 금리정책과 재정정책 이슈가 불거져 나오면 원-달러 환율 문제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왜 그런가?

     

    한국은 지금 금리 정책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경기가 좋지 않아서 추가적으로 금리를 낮춰도 이상하지 않지만 한국은행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낮춰 돈을 풀면 부동산 가격이 다시 불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경기가 안좋으니 정부 지출을 늘리는 재정 정책을 쓸 수 밖에 없다.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은 경제 전반에 걸쳐 돈을 추가로 푸는 것이고, 정부의 재정 정책은 이미 풀린 돈 가운데 가계나 기업이 쓸 수도 있을 자금을 정부가 흡수해 대신 쓰는 것이다. 대체로 재정 정책을 쓰면서 통화 정책도 동시에 사용하면 국가 경제에 부담이 적은데 재정 정책만 쓰면 통화가 강세(환율은 하락)로 나타날 수 있다.”

     

    성태윤13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내년 한국 경제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사진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뉴시스>

     

    재정정책만 쓸 경우 원화가 강세가 되는 이유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 정부 지출이 늘어나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 원화가 일정 부분 강세가 된다. 또 다른 측면은 정부가 국채를 발행할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를 갖고 들어와 그 국채를 사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외환시장에 달러가 넘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는 강세)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통화정책을 같이 쓰면?

     

    통화정책을 같이 쓸 경우 원화를 시중에 더 풀게 되니 원화가 강세가 되는 것을 막아준다.

     

    ―통화정책을 같이 써도 원화가 약세가 되는 그런 상황은 없나?

     

    “그런 상황은 1997년 외환위기처럼 실물 경제가 붕괴된 상태에서 발생한다. 한국 경제가 그런 상태가 되어서는 안되지 않겠나?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재정정책만 쓸 경우 대체로 원화는 강세가 된다.”

     

    원화 강세가 되면 무엇이 문제인가?

     

    수출이 어려워진다. 백신이 공급되면서 내년에 외국 경제가 좋아지면 한국 수출기업들의 대외 환경도 좋아질 것이라고 앞에서 이야기했다. 그런데 원화가 강세가 되면 수출 기업들의 달러 표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러니 한국에 백신이 공급이 안돼 내수가 안좋은 상황에서 수출이 한국 경제를 이끌고 갈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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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기업들은 내년에 해외 시장 여건이 좋아지는 반면, 환율 사정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해운회사 HMM의 수출용 컨테이너 선박이 미국 수출 물품을 싣기 위해 부산항에 정박하고 있다./연합뉴스>

     

    저질 체력 된 상태에서 코로나까지 덮쳐

     

    인터뷰를 시작한 지 한시간이 지났다. 전화기 너머로 성 교수가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잠시 나누는 듯 했다. 12월이라 학교 강의는 끝났지만 학교 업무 협의를 위해 다른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마무리 질문을 몇가지 던졌다. 귀를 기울일만한 답변들이 많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이 그동안 코로나 방역을 잘했다며 ‘K-방역’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해외에 선전했다. 방역을 성공적으로 잘했다면 경제가 지금보다는 더 좋아야 하지 않나?

     

    “한국 경제가 방역을 잘했는데도 코로나 사태 때 어려웠던 이유는 구조개혁이 필요했던 현 정부 초기에 소득주도성장이 추진되면서 경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국을 비교해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미국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경제가 좋았다. 그래서 백신 접종이 끝나면 경제가 금세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정부가 시장 메카니즘이 잘 작동하도록 경제를 운용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정부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경직적인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정책을 쓰며 노동 시장 개입 폭을 확대하는 바람에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코로나 사태 이전에 이미 경제가 매우 안좋았다. 경제 체력이 저하된 상태였다. 그러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지며 경제 사정이 더 악화됐다.

     

    시장은 경제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구조조정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한국 정부는 시장의 이 기능을 무시하고 해결책으로 재정 자금만 동원했다. 그 결과 문제 해결은 안되고 정부의 재정 건전성은 더 악화됐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한국 경제는 미국과 달리 예전 수준으로 쉽게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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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6월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소득분배 악화 원인 및 소득주도성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개인 기준 근로소득 증가율 표를 설명하고 있다./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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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업자들은 문재인 정부 초기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경영 사정이 급격히 나빠진 가운데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줄폐업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 중고매입 상점에 폐업한 식당들이 내 놓은 식당용 중고 기기들이 쌓여있다./뉴시스>

     

    그렇다면 정부가 어떻게 했어야 했나?

     

    미국 경제의 역동성은 시장 기능을 존중하는 데 있다. 정부가 너무 개입하지 말고 시장이 스스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노동시장의 경우 앞으로 최저 임금은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을 해야 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도록 성과 임금제 같은 제도를 도입해 노동 시장의 경직성을 줄여야 한다. 탄력 근무제도 강화해야 한다.”

     

    시장 원리에 맞는 정책 써야

     

    ―내년도 정책 방향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나?

     

    그동안 경제 정책의 문제점은 분배 정책과 복지 정책을 성장 정책으로 생각한 것이다. 분배와 복지 정책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성장 정책과는 다르다. 성장 정책은 시장 원리를 중요시해 경제와 기업이 성장을 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소득을 분배해 주는 것은 분배와 복지 정책이지 성장 정책이 아니다.

     

    앞으로는 시장 원칙을 중시하는 성장 정책을 써야 한다. 예컨대 부동산 정책도 양질의 부동산을 공급하는 전략을 써야 하는데 부동산 가격을 통제하는 정책을 쓰다 보니 최저 임금 정책과 비슷하게 실물 경제와 괴리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시장의 수요-공급 원칙과 부합된 정책을 써야 한다. ‘포용적 성장’을 하려면 먼저 경제 성장을 통해 이룬 과실을 나중에 국민들이 공유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포용적 성장에 동의한다.

     

    내년에는 특히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정부가 재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재정 지출을 포함한 각종 정책을 시장 원칙에 맞게 써야 한다.”

     

    현 정부는 노조가 주요 지지 기반인데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시장 원칙에 맞는 정책을 확대할 수 있을까?

     

    한국 경제를 살리려면 시장 원칙에 맞게 푸는 것 이외에 방법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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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2021년의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를 전망한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사진은 예전 인터뷰할 때의 모습./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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